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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방송] 고려인마을 정착 우크라 탈출 고려인동포 “가족 안전 입국 너무 좋아요”
-우크라이나 출신 안 엘레나 씨 가족 타국 떠돌다 한국 입국
고려인마을 도움으로 모친 지병 치료 등 행복한 나날 “이젠 먹고 살아야-
안 엘레나 씨(41)는 요즘 행복하다. 늘 꿈에 그리던 부모님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까지 모두 한 집에서, 아니 한 방에서 손 꼭잡고 쉬고 잠 잘 수 있음이 너무 좋다. 가끔은 꿈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불과 두어달 전만 해도 안 씨와 그 가족들은 목숨을 건 피난길에 있었다. 오직 살아야겠다는 일념으로 살던 집과 밥먹고 살던 논밭 등 터전을 모두 버리고 길을 나섰다.

수술을 받고 회복중인 어머나 안에브로시아씨(위), 우크라이나 자택에서 사진을 찍은 딸 박세다씨(아래왼쪽), 그리고 폴란드로 피신한 아버지와 딸 세다씨(아래 오른쪽)


매일 러시아군의 공습이 이어지고, 포탄 파편이 날아들어 집 유리창이 박살나는 상황, 지하실에 피해있기도 힘들어 택한 것이 결국 피난이었다. 남의 나라 폴란드에 도착해서는 열악한 수용소에서 가슴 졸이며 하루 하루 불안에 떨었다.

특히 허리가 아파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 청각장애와 다리가 불편한 딸까지 있어 가족의 불안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면 한국에서 일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안 엘레나 씨가 마침 지난 1월 휴가를 얻어 고향에 갔던 차에 전쟁이 일어나 피난길을 책임질 수 있었던 점이다. 가장인 엘레나 씨는 부모님과 딸의 안전을 책임지며 노심초사했고 다행스럽게 피난길에서도 함께 하며 위로할 수 있었다.

그런 그들에게 희망을 손을 내민 것이 바로 한국이었고, 광주였으며, 고려인마을이었고, 광주시민들이었다. 급하게 한국에 있는 고려인마을 신조야 대표에게 SOS를 쳤고, 신 대표를 비롯한 고려인마을 식구들, 월곡동 주민들, 나아가 광주시민들과 따뜻한 국민들이 나서 성금을 보탰고 결국 그 돈으로 항공권을 구입해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엘레나 씨 가족은 지난 4월 8일 한국에 입국했다. 전쟁의 포화가 시작된 지 50여 일 만에 조상들의 땅, 한국에 가족들이 도착했다. 한 달 가량을 샤워도 못하고 잠도 제대로 못자면서 공포에 떨었던 순간이 안도의 한숨으로 바뀌는 찰나였다.

광주고려인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엘레나 씨 가족은 고려인마을 등에서 지원한 각종 구호품을 받고 안정을 얻어가고 있다. 다행히 고려인마을이 지원한 작은 아파트가 있어 먹고 자는 일의 부담은 덜었다. 가족은 평화의 땅에서 안정을 찾으며 외출도 하고 한국을 익혀가는 중이다.

더욱이 다행스러운 것은 어머니(64)의 치료다. 우크라이나에 있을 때부터 아프던 병이 도져 움직이기도 어려운 처지가 되자 고려인마을 도움으로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걸을 수 있게됐다. 딸 박 세다 씨(22)도 청각장애가 있어 조만간 수술을 받기로 했다. 모두 주변의 도움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고려인 2세대인 아버지 안 사샤 씨(69)는 “조상들의 땅에 와서 너무너무 기쁘고 사람들이 환영해 줘서 좋다”며 광주시민들과 고려인마을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엘레나 씨는 온 가족이 함께 안전한 한국에서 지낼 수 있어 더 없이 기쁘지만 마냥 마음 편한 것은 아니다. 어머니와 딸이 아픈 것이 우선 마음에 걸리고, 이후에 온 가족이 먹고 살아야 하는 것도 문제다. 아버지는 건강하시지만 아직 한국어를 전혀 몰라 당장 일을 나갈 수도 없다.

5년 전에 입국해 한국에서 일하며 가족을 부양해왔던 엘레나 씨가 유일한 부양능력자지만 최근 우크라이나를 다녀오고, 부모님 뒷바라지까지 하느라 일을 못하고 있다. 엘레나 씨는 “안전한 한국 땅에서 온 가족이 웃을 수 있는 것은 좋지만 사실 걱정도 많이 된다”며 “내가 빨리 벌어야 세 가족을 살릴 수 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래도 엘레나 씨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이제 평화의 땅에 왔으니 어떻게든지 열심히 일해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어머니와 딸이 우선 건강을 되찾고 모두 더 건강해지면 좋겠다”며 “이후에 딸이 국적도 얻고 일하며 함께 행복하게 잘 살아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엘레나 씨 가족의 앞날에 좋은 일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고려방송: 박빅토리아(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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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 : 2022년 07월 10일 0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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